가나가와현 아츠기시와 이세하라시의 경계를 가로질러 위치하는 아이코하라 주택단지. 약 900호의 단독주택으로 이루어진 이 주택지는 1967년 국가공무원을 위해 조성되었다. 고도성장기에 분양된 다른 주택지와 마찬가지로 아이코하라주택의 고령화는 매우 빨리 진행되었고, 1998년 이미 30%를 넘어섰다(당시 일본의 고령화율은 약 14.6%). 고령화로 인한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Aging in Place를 위해 주민들은 자신의 힘으로 지역 복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카제노오카
아이코하라 주택단지에 위치한 카제노오카(風の丘, 바람의 언덕이라는 뜻). 언듯보기에는 일반 주택으로 보이지만 고령자를 위한 시설이다. 2006년 개설된 카제노오카는 아이코하라 주택단지의 Aging in Place를 위한 중심적인 시설로 NPO법인 이치고이치에(一期一会, 일생에 한 번 뿐인 귀중한 인연이라는 뜻)가 운영하고 있다. 주택형 유료 노인홈, 소규모다기능거택개호 시설, 배식서비스 시설로 구성된다.
카제노오카의 개설까지
카제노오카 개설의 중심적인 역할을 한 카와카미(川上) 씨. 카와카미 씨는 아이가 유치원에 입학할 즈음 아이코하라 주택단지로 이사했다. 시부모님과 동거 생활을 했기 때문에 고령자와의 교류가 많았는데, 가사를 부탁할 사람이 없어서 생활에 곤란을 겪고 있는 고령자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령자의 생활지원을 지원하기 위해, 1987년 지역의 지인 9명과 함께 “이세하라 홈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세하라 홈서비스”는 가사지원을 비롯해 통원을 위한 차량운전, 반찬 판매, 쇼핑 동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저렴한 가격, 지역 주민에 의한 정성스러운 서비스로 좋은 평판을 얻으며 사용자가 늘어갔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난 1998년 아이코하라 주택단지의 고령화율은 30%에 달했다. 고령화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느낀 카와카미 씨는 복지마을만들기 공부회를 발족시켰다. 초기 멤버는 주민대표, 자치회장, 노인회 대표, 민생위원, 대학교수 등 10명으로 구성되었다. 이 공부회를 통해 선진적인 마을만들기 및 복지시설을 견학하며 지역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아갔다.
2001년, 이세하라시 사회복지협의회로부터 고령자를 위한 미니살롱(고령자의 돌봄예방이나 지역교류를 목적으로, 지역의 자원봉사자의 협력을 얻어 개최하는 모임. 자치회관, 집회소 등을 이용하여 월 1회정도 개최)를 해 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아, 공부회 멤버가 중심이 되어 미니살롱 활동을 개시하였다. 이용자수는 매회 25명 정도에 달했다.
또한, 공부회에서 실시한 주민 설문조사에서 “이 마을에서 계속해서 살고 싶다”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카와카미 씨는 돌봄이 필요해 지역을 떠나는 고령자 들의 모습을 보며, 식사와 입욕이 제공되는 서비스 시설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다. 복지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인근에서 시설을 운영하고 있던 지인으로부터 복지사업에 대한 노우하우를 전수받아 2003년 데이 서비스 시설인 “데이 아이코하라”를 설립하였다.
“데이 아이코하라”는 아이코하라 주택단지 중심에 위치한 상점가의 빈 점포를 빌려 오픈했다. 개수 및 창업에는 약 1,500만엔이 필요했는데 주민 30여 명으로 출자를 받아 창업했다.
“데이 아이코하라”의 이용자는 대부분 지역 주민이며, 데이 서비스뿐 만 아니라, 주민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및 살롱을 매주 개최하여 지역의 복지 거점으로서 기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설 1년후, 지역에 데이 서비스만으로 커버할 수 없는 니즈가 있음을 파악했다. 이에, 데이서비스, 방문서비스, 쇼트스테이가 결합된 시설인 소규모다기능거택개호 시설의 검토가 시작되었다.
이때 주민인 츠자키 씨로부터 제안이 있었다. 자신의 주택 토지를 기부할 테니, 마지막까지 지역에서 살 수 있도록 해 달하는 것이었다. 카와카미 씨는 오랜 고민 끝에 츠자키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지역 주민들과 상의하여 새로운 시설의 기능을, 1. 거주, 2. 데이, 3. 쇼트스테이, 4. 방문돌봄 5. 식사, 6. 모임으로 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1은 유료 노인홈 설치, 2 – 4는 소규모다기능거택개호 시설 설치, 5,6는 마치노 다이도꼬로를 통한 독자사업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 2005년 NPO법인 이치고이치에를 설립하였다. 새로운 시설을 위해서는 약 1억엔이 필요했다. 국가/지방 공공단체로 보조금 1,500만엔을 받고, 나머지는 다시 한번 지역 주민으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1구좌 100만엔 연 1%의 금리로, 65명에게 7,100만엔을 모았다.
카제노오카와 지역전개
2006년 4월 카제노오카가 개설되었다. 츠자키 씨가 기부한 토지에, 1층 소규모다기능거택개호 시설의 데이룸과 배식서비스 주방 등이, 2층에는 유료노인홈 6실이 배치되었다. 이후 인접한 토지를 구입하여 2009년말에 유료노인홈 8실을 증축하였다. 입주금은 초기 250만엔이었다가 증축 후 500만엔으로 증액하였는데, 고령자가 경제적 부담없이 혹은 자택을 매각하지 않고 입주할 수 있도록 일시금을 없애고 보증금 30만엔으로 변경했다.
카제노오카 유료노인홈의 개인실의 면적은 약 13㎡ 이다. 유료노인홈의 개인실의 경우, 거주자의 소지품으로 가득 찬 경우가 많은데, 카제노오카의 개인실에는 개인소지물품이 많지 않다. 입소자 대부분이 지역주민으로, 자신의 집이 근처에 있기 때문에 소지품을 많이 가져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매일 신문을 가지러 자택에 돌아가는 사람, 불단을 관리하러 자택에 가는 사람, 혹은 카제노오카와 자택을 오가며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카제노오카 1층의 소규모다기능거택개호 데이서비스실
2층 유료 노인홈의 거실
유료노인홈 개인실
입소자는 90세 전후가 가장 많고, 거주자 상당수는 1층에 위치한 소규모다기능거택개호 서비스의 데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데이 서비스 이용자도 대부분 지역 사람으로 면식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 입주자 대부분이 카제노오카에서 마지막까지 살고 싶다고 바라며, 2018년 이후 사망한 거주자 8명 전원이 병원이 아닌 카제노오카에서 삶을 마감하였다.
NPO법인 이치고 이치에는 카제노오카를 중심으로 다른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남성 독신자의 고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작한 CoCo테라스. CoCo테라스는 지역의 커뮤니티 스페이스로 빈 점포를 활용하여 개설하였다. 커뮤니티 카페를 비롯하여, 노래방, 건강 마작, 영화감상, 행정서사 상담 등 여러가지 이벤트를 제공하여, 고령자의 고립을 막으며, 개호예방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마을의 부엌은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기 어려운 지역의 고령자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서비스이다. 또한, 가사 등을 도와주는 생활지원 서비스, 돌봄 서비스에 관한 상담, 행정과의 연결을 대행하는 재택개호 지원사업으로도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카제노오카의 구성
CoCo테라스
CoCo테라스의 내부 – 인터뷰 당일날은, 4명의 자칭 수요일의 마담들 이라는 여성분들이 맞아주셨다.
마치며
아이코하라 주택단지에서는 지역의 고령화에 따라 생겨난 과제나 니즈에 대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회를 통해 커뮤니티카페, 가사지원 서비스, 데이서비스, 유료노인홈 등, 자립단계에서부터 중증의 마지막 라이프스테이지까지 지역에서 거주할 수 있는 Aging in Place 시스템을 마련하였다.
이 Aging in Place 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는 것은 대기업이나 사회복지법인이 아닌 주민이 만든 NPO법인이다. 주민이 직접 운영을 하기 때문에, 이용자는 신뢰감을 갖을 수 있으며, 또한 이용자의 다양한 니즈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최적의 케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코하라 주택단지의 사례는 자신들의 과제는 자신들이 해결책을 찾아가는 성숙한 커뮤니티 프로세스의 모범적이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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