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에도가와구에 위치한 고령자 쉐어하우스 ‘홋또관(ほっと館)’은 “혼자 사는 것이 불안하지만 시설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고령자들의 진심에서 출발하였다. 이곳에서는 고령자는 단순한 ‘입소자’가 아닌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가족이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존중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느끼고 도우며 살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노년 고령자 주거이다.
홋또관의 시작
2000년, 에도가와구의 한 지역 시민단체에 50실 규모의 사택을 활용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시민단체는 이 사택을 고령자가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주택으로 만들고자 했으나, 시민단체가 감당하기에 큰 규모로 인하여 프로젝트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여러 회원들이 모이게 되었고, 전문가를 포함한 이들은 NPO법인 ‘홋또커뮤니티 에도가와’를 설립했다. 이후 적합한 부지를 물색하고 자금을 모아 ‘홋또칸’을 건설하였으며,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홋또칸은 내화 철골 구조의 3층 건물로, 연면적은 563㎡에 달한다. 고령자 쉐어하우스는 2층과 3층에 위치해 있으며, 각 층마다 5개의 개인실, 총 10개의 방이 마련되어 있다. 1층에는 NPO 사무실과 커뮤니티 레스토랑 ‘홋또맘마’가 자리하고 있다.
홋또관에서의 생활
고령자 쉐어하우스의 2층평면
공용리빙
공용실
각 층은 공용 리빙을 중심으로 주방, 식당, 화장실, 다다미방, 그리고 개인실이 배치되어 있다. 개인실은 19㎡로, 내부에 전용 화장실과 미니 주방이 완비되어 있다. 공용 리빙에서는 건강 마작, 수예, 종이접기, 시 낭송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진행되며 이 프로그램에는 외부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홋또관은 입주자만을 위한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 면에서는 ‘생활 코디네이터’가 낮시간 상주하며 일상적인 상담과 지원을 담당한다. 요양시설처럼 엄격한 시간표에 따라 일상을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거주자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식사하고 외출하는 등 자유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언제든지 말을 걸 수 있는 이웃과 스태프가 곁에 있어 안심감을 느낀다.
10개 실 중 2개 실에는 각각 20대와 40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두 명의 젊은 입주자는 고령자들만 모여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젊은 사람들로부터 최신 유행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반대로 젊은 입주자들은 고령자들의 인생 경험이나 생활의 지혜를 배우기도 한다. 이들의 관계는 봉사자와 이용자의 관계라기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동료에 가깝다. 특히 야간에 생활 코디네이터가 부재할 때는 젊은 거주자들이 고령자들의 생활을 돕는 역할도 한다.
지역에 열려있는 공간
커뮤니티 레스토랑
커뮤니티레스토랑
홋또관이 일반적인 고령자 주택과 차별화되는 점은 건물이 지역 사회에 개방되어 있다는 점이다. 2층과 3층에 마련된 공용리빙과 마찬가지로 1층의 커뮤니티 레스토랑도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입주민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찾아와 함께 식사를 나눈다. 누군가와 같은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단순한 행위가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고, 커뮤니티 내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중요한 이벤트가 된다. 비록 커뮤니티 레스토랑 운영은 사실상 적자로 운영되지만, 지역 사회를 위해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 또한 커뮤니티레스토랑은, 어린이식당, 영케어러즈(고령의 가족은 케어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정보교환을 하거나 상담을 하는 모임) 등, 지역의 다양한 단체의 거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시사점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는 고령자들이 ‘자택에서 혼자 거주할 것인가’ 아니면 ‘시설에 입소할 것인가’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이러한 양극단의 선택지 사이에서 홋또관은 제3의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매우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고령자들은 가족은 아니지만 완전히 낯선 사람도 아닌, 느슨한 커뮤니티 안에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유지하면서도 누군가의 존재를 느끼며 살아간다.
고령자의 주거, 지역 커뮤니티, 복지 서비스, 시민 활동이 한 건물 안에서 경계 없이 어우러진 홋또관의 구조는 초고령 사회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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