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이이수 프로젝트(빨간 의자 프로젝트)는 도쿄 키치조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민간 주도형 프로젝트로, 빨간 의자를 매개로 하여 사람과 사람, 그리고 지역과 사람과의 연결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상점의 전면 공간이나 유휴 공간에 빨간 의자를 설치하여 고령자, 어린이, 상점 주인, 관광객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조성한다.
아카이이수 프로젝트

아카이이수 맵 (출처: 아카이이수 프로젝트 홈페이지, https://akaiisu.red/map-akaiisu/)
아카이이수 프로젝트의 슬로건은 “마을과 사람을 잇다”로 빨간 의자를 설치하여 사람과 사람, 그리고 지역과 사람 간의 연결을 도모한다. 일본에서는 빨간 실이 사람 간의 인연을 상징하는데, 이 프로젝트에서는 빨간 실의 상징성을 반영하고 가시성을 향상하기 위해 빨간 의자를 컨셉으로 채택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13년 전, 키치조지 지역의 한 민간 회사가 주최한 「제1회 키치조지 커뮤니티 디자인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구체화되었다. 아카이이수 프로젝트의 주축은 키치죠지에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카토 씨, 카소리 씨, 그리고 마을 만들기 관련 활동을 하는 히라노 씨이다. 프로젝트 기획 단계에서 이들은 현장 조사를 실시하며, 길가에 서 있거나 휴식을 취하는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마을 내에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었다. 이와 같은 일상적이면서도 절실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거리 곳곳에 의자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가 도출되었으며, 이후 지금까지 13년 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각 의자에는 의자에 대한 기증자의 추억이 기재되어 있다.

다양한 형태의 아카이 이수. 동그란 의자는 테이블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참여에 의한 커뮤니티 만들기
아카이이수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의자는 모두 지역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것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기증자의 추억이 담긴 의자를 기증받는다는 것이다. 기증자는 의자에 얽힌 추억을 약 100자 분량의 에세이 형태로 제공하고, 지역에 설치된 모든 의자에는 QR코드가 부착되어 있어, 해당 의자에 관한 기증자의 추억과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증자는 의자에 대한 자신의 기억과 애착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사용되었던 추억의 의자를, 모두의 물건으로 재탄생시켜 거리로 내보냄으로써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마음’을 확산시키는 것 또한 이 프로젝트의 주요 개념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은 행정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바텀업’ 방식으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의자를 수집하고 도색하며 설치 장소를 확보하는 과정에 있다. 이는 고령자의 이동 편의를 지원하는 지역 내 소규모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소박한 공공공간 조성 과정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의 결속력을 강화함으로써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점이다.
의자 도색 과정에서도 커뮤니티 형성의 이념이 반영되어 있다. 워크숍을 통해 어린이, 지역 주민, 대학생 등이 함께 모여 의자를 도색하고 설치한다. 의자를 기증하거나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하던 의자 또는 직접 도색한 의자가 지역 내에 배치되어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추억이나 경험이 마을의 일부로 자리 잡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지역에 대한 애착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도색 작업은 기존 도색을 완전히 제거한 후 수성 페인트로 마감하는 절차를 따른다. 이는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는 프로젝트 맴버의 노하우에 기반한 것이다. 기존 도색을 제거하지 않거나 유성 페인트를 사용할 경우, 경년 열화로 인해 페인트가 들뜨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반드시 기존 도색을 제거하고 수성페인트로 도색한다고 한다.
민간에 의한 공공성의 창출의 의미

아카이 이수는 앉기 위한 용도이외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아카이이수 프로젝트의 이념은 키치조지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 아사가야의 ‘후라리 아카이이수’와 니가타시 카나즈의 ‘피스 카나즈’ 등 전국 각지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아카이이수 프로젝트는 시민 주도의 공공성 창출 사례로 평가될 수 있다. 고령자의 외출 지원과 관광객을 위한 휴식 공간 제공을 목적으로 한 의자 네트워크는 단순히 물리적 앉을 공간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이 직접 의자를 수집하고, 함께 도색하며, 상점주와 설치에 관한 조율 과정을 거치는 이러한 활동은 커뮤니티 디자인의 실천적 사례로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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