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지로다이는 1960년대에 조성된 교외주택지로, 현재 약 600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고령화율은 약 45%. 메지로다이는 고령사회에 대한 여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8년 주민을 중심으로 마을만들기 협의회를 설립하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협의회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중 “미나노 이수(모두의 의자)”라는 프로젝트가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미나노 이수”는 마을의 빈 공간에 의자, 벤치를 설치하여 필요한 사람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는 한 개인의 작은 실천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메지로다이에 50년째 거주하고 있는 K씨는 자신의 집앞의 화단 경계벽에 장을 보고 짐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고령의 여성이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여기에 벤치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였다고 한다. 그는 목재를 잘라 경계벽 위에 벤치를 만들고, 벤치 뒤편에는 꽃을 심었다. 누구나 사용해도 된다는 작은 표식도 설치했다. 이 벤치는 K씨 집앞을 지나는 고령자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이들로부터 감사의 인사와 손편지도 받았다고 한다.

 

K씨가 만든 벤치. “여기에서 잠깐 휴식”, “누구나 사용해도 됩니다” 라고 쓰여있다.

 

K씨가 만든 벤치는 마을만들기 협의회에도 알려지게 되었고, 협의회는 “미나노 이수”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마을의 곳곳에 벤치를 설치하고 있다. 협의회 홈페이지나 마을게시판을 통해 의자를 위한 공간을 제공해줄 주민을 모았으며, 현재는 15개의 벤치가 마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빈주차장, 집앞의 빈 공간을 활용하여 의자를 설치하고 있다. 의자를 설치하기 위한 비용은 주민들의 모금, 지역기업의 후왼을 통해서 마련되었고, 2달에 한 번씩 의자의 파손이나 안전성 등을 점검하고 필요에  따라 의자를 교체하거나 수리한다.

 

고령으로 운전을 할 수 없게 되어 자동차를 처분. 수년간 비어있던 주차장을 마을사람의 쉼터로 제공하였다. 벤치 주변에 아기자기한 소품이나 식물등을 놓았다. 벤치는 장소를 제공한 사람의 개성을 표현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집앞의 빈공간에 의자를 설치

 

테이블을 설치한 사례. 

 

시작은 고령자의 보행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벤치였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 아이를 앉히고 물을 마시게 하는 엄마, 동네 아이들  등 다양한 세대가 벤치를 이용한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는 메지로다이가 위치한 하치오지시로도 확대되고 있다.

벤치가 설치된 과자가게 앞.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장소가 되는 벤치(출처: 커뮤니티마을만들기802 홈페이지)

 

우리가 살고 있는 주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개개인의 작은 실천으로부터 이루어진다. 이 작은 실천이 때로는 지역, 사회에 하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례이다.